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국회 권한을 침해했다고 헌법재판소가 선고하자 윤석열 대통령 측은 "대통령 탄핵 심판의 의결 정족수를 확보하려는 정치적 꼼수"라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 법률대리인단은 27일 입장문에서 헌재의 이번 결정이 "헌법 정신에 위배한 정치적 의사 표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평의 과정에서 헌법재판관 중 3인이 국회 본회의 의결도 거치지 않고 권한쟁의를 청구한 것은 부적법하다며 각하 의견을 내자, 우선 권한쟁의를 인용해 마 후보자를 임명하고 대통령 탄핵심판의 의결 정족수 6명을 확보하고자 했음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극히 정치적인 셈법과 꼼수"라고 비난하며 이번 결정으로 인해 헌재가 "갈등의 조정자가 아니라 거대 야당을 위한 정치세력이 되는 것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측은 "최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더라도 마 후보자를 반드시 임명해야만 하는 의무가 발생하지 않으며 행정 집행을 위한 추가적인 검토 및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헌법학자 100여명으로 구성된 '헌정회복을 위한 헌법학자 회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으로 초토화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재개발하겠다는 자신만의 구상을 마치 '호화판 리조트' 광고를 연상케하는 영상으로 제시했다. 아랍권의 반발과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가자 구상'을 밀어붙일 듯한 태세라 앞으로도 갑론을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밤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별도 설명을 붙이지 않은 채 33초 분량의 영상을 게시했다.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대로 가자지구를 개발할 경우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를 빠른 템포의 배경음악과 함께 마치 리조트 분양 광고처럼 제시한다. 영상은 현재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서성이는 난민들과 하마스 조직원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2025년의 가자, 다음은 어떻게 될까"라는 문구와 함께 난민 어린이들이 어두운 골목을 통과하면, 그 너머로 고층빌딩과 푸른 바다 사이로 야자수와 백사장이 펼쳐진 밝은 해변이 등장한다. 재정비된 시장 골목으로는 석양 아래로 관광객들과 빨간 승용차가 오가는 장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빼닮은 남성이 해변에서 환히 웃으며 음식을 먹는 장면, 어린아이가 트
3개월에 걸친 '대장정' 끝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변론을 전날 종결한 헌법재판소가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숙의 단계에 돌입한다. 헌재는 이날부터 휴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평의를 열 예정이다. 휴일에는 평의가 없지만 재판관들이 자택 또는 사무실로 출근해 각자 사건 기록을 검토하며 시간을 보낸다. 다만 헌재 관계자는 "평의의 일정과 시간, 장소는 모두 비공개"라고 밝혔다. 재판관들의 회의실에는 도·감청 방지 장치가 설치되며 헌재에서 매일 장치에 이상이 없는지 점검한다. 재판관들에 대한 밀착 경호도 이뤄지는 등 '철통 보안' 속에 평의가 진행된다. 평의는 심판의 결론을 내기 위해 재판관들이 사건 쟁점에 관해 토론하는 과정이다. 재판관 전원이 참석하며 통상 주심 재판관이 검토 내용을 요약해 발표하고 재판관들이 각자 의견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선고 시점은 다음 달 중순께로 관측된다. 헌재는 두 전직 대통령 탄핵심판의 경우 금요일에 심판을 선고했는데 선고 전후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점, 그간의 갈등을 매듭짓는 의미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윤 대통령 사건 선고 역시 3월 14일이 유력하되, 합의가 원만히 이뤄질 경우 이르면 7일
지난해 출생아 수가 23만8천여명으로 1년새 8천명가량 늘었다. 출생아 수가 증가한 것은 2015년 이후로 9년 만이다. 0.7명대까지 추락한 합계출산율도 소폭 반등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1.0명을 밑도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더는 떨어지기 어려운 수준까지 주저앉으면서 바닥을 친 모양새다. 26일 통계청의 '2024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8천300명으로 전년보다 8천300명(3.6%) 증가했다. 연간 출생아는 2015년 43만8천420명에서 2016년 40만6천243명으로 3만2천여명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8년 연속 급감했다. 2017년 35만7천771명으로 30만명대로 떨어졌고, 2020년부터는 20만명대를 유지했다. 월별로는 출생아가 2만명 부근에서 맴도는 흐름이다. 출생아가 늘면서 '합계출산율'도 지난해 0.75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올랐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로, 인구 흐름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5년(1.24명)을 정점으로 2023년 0.72명까지 8년 연속으로 추락했다. 2030년 정책목표인 '합계출산율 1.0명' 달성을 기대할 정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1심에서 구형했던 형량과 같다. 검찰은 26일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의 신분이나 정치적 상황, 피선거권 박탈, 소속 정당 등에 따라 공직선거법을 적용하는 잣대가 달라진다면 공직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공직선거법의 취지가 몰각될 것"이라며 "거짓말로 유권자의 선택을 왜곡한 사람에 대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허위 발언을 했다는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한 발언에 대해 이 대표와 김 전 처장 사이의 교유행위를 들어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검찰은 "(호주 출장 당시) 유동규, 김문기, 피고인 등 세 명이서만 5시간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 회동에 참석한다고 국회가 25일 밝혔다. 애초 우 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만날 예정이었으나, 권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방청하기로 하면서 회동을 하루 연기했다. 이 자리에서는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여야는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것에는 공감대를 이룬 바 있으나 소득대체율을 두고는 43∼45% 선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으며, 자동조정장치 도입을 두고도 세부 이견을 보여 조정 중이다.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접점을 찾을 경우 2월 임시국회 내 연금 개혁안 처리도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국회 안팎에서는 27일 열리는 마지막 2월 국회 본회의까지 합의를 이뤄내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회동에서는 민주당이 27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명태균 특검법' 및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 등을 골자로 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여당은 두 법안 모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본회의 단독 처리까지 불사할 태세여서 진통이 예상된다. 연합뉴스 제공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5일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연 2.75%로 0.25%포인트(p) 낮췄다. 여전히 1,43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 부담에도 금통위가 다시 금리 인하로 통화 완화에 나선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국내외 악재 속에 빠르게 추락 중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은도 이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의 관세 정책과 계엄 이후 국내 정치 불안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한꺼번에 0.4%p나 낮춰 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고 시중에 돈을 풀어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라도 살려야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인하 배경과 관련해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 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률은 크게 낮아질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3년여만에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 쪽으로 틀었고, 1
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정전이 발생하면서 각 업체에 최소 수십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수요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부진한 업황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에 예상치 못한 생산 중단까지 발생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공장 가동이 멈췄다. 각 업체는 일단 생산공정에 투입된 원료를 모두 연소시키고 생산 재개까지 공장을 전면 폐쇄했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 이미 투입된 원료에서 제대로 된 제품이 생산되지 않고 설비에 영향이 생길 수 있어 원료를 모두 태워야 한다. 전기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설비 점검 등 절차가 필요해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최소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대산공장 나프타분해시설(NCC)은 에틸렌 기준 연산 130만t의 생산능력(캐파)를 갖추고 있으며, 롯데케미칼도 연산 11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해왔다. 정전으로 모든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최소 수십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등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른 공장에서도 에틸렌 등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당장 공급 단계에 큰 영
"우르르 쾅쾅 대포 터지는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봤는데…" 25일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건설 현장에서 교각 상판(빔)이 무너지기 바로 직전 교량 아래 지방도를 차를 몰고 지나친 백용해(32) 씨는 느닷없이 들려온 굉음에 차를 세우고 뒤를 돌아봤다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충북 진천에서 충남 천안에 있는 납품업체로 가던 백씨는 차량이 흔들리더니 뒤편에서 대포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이내 차를 멈춘 뒤 목격한 광경은 믿을 수 없었다. 교각에 올려진 콘크리트 상판이 무너져내려 뿌연 먼지를 내뿜고 있었다. 실제 백씨가 연합뉴스에 제공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백씨의 차량이 교량 아래를 지나가고 약 5초 뒤 상판이 붕괴하는 모습이 담겼다. 상판 3개가 무거운 빨래가 걸린 얇은 빨랫줄처럼 속절없이 가운데부터 축 처지면서 50여m 아래로 떨어졌다. 어찌 보면 엿가락이 떨어지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다른 차들도 교량 아래로 지나가려다 사고가 나자 이내 속도를 줄이는 장면도 담겼다. 백씨는 "교각 아래 지방국도로 평소 차들이 많이 다닌다"며 "제 차가 몇 초라도 늦게 교량 아래를 지나왔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고 했다. 그는 "약 2년 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경제 사절단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통상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한 가운데 국내 기업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 먼저 양국 소통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러트닉 장관이 대미 투자를 요청하며 10억달러(약 1조4천억원)라는 사실상의 기준을 언급한 만큼 이를 일종의 '청구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부 통상 당국은 러트닉 장관의 10억달러 언급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 투자를 독려하는 차원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관세 최소화 등 대한국 통상 압력을 최대한 완화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취임 선서식에 앞서 한국 경제 사절단과 만난 자리에서 대미 투자를 많이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40여분간 진행된 면담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유정준 SK온 부회장, 성김 현대자동차 사장, 윤창렬 LG글로벌전략개발원장, 조석 HD현대 부회장, 주영준 한화퓨처프루프 사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등이 참석했다. 재계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