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베품

  • 등록 2021.11.29 06: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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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성경 누가복음에 의하면, 예수는 자기를 초대한 주인에게 식사를 대접하려거든 친구와 형제와 친척과 잘 사는 이웃을 초대하지 말라고 하면서,

 

그들이 다시 너를 초대하여 갚으면 네 상급이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가난한 사람과 병든 사람과 절름발이와 맹인을 초대하라고 하면서,

 

그리하면 심판하실 때 갚을 수 없는 사람을 초대한 대가로 하나님이 보상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갚을 수 있는 자에게 베풀지 말고, 갚을 수 없는 자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게 누가복음 저자가 언급한 예수의 베품에 대한 원리다.

 

그렇다면 베품을 받은 자가 베푸는 자에게 보상하는 것이 베푼 자의 하늘의 상급을 빼앗는 것일까?

 

성경에 나오는 베품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에 따르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위 내용이 베푸는 자에게 주는 메시지이지 베품을 받는 자에게 주는 메시지가 아니기 때문에 굳이 답을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결론적으로, 베품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은 갚을 수 있는 자에게 베풀어 상대가 다시 나에게 갚으면 내 상급이 없어지고, 값을 수 없는 자에게 베풀어 상대가 못 갚아야 그 대가로 하나님으로부터 상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데, 베푼다는 것은 이미 많이 가졌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열심히 노력해서 많이 가진 자만이 베풀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지지도 않은 자에게 베풀라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베풀라고 가르칠 게 아니라, 없는 자에게는 열심히 노력해서 가지라고 가르치고, 많이 가진 자에게만 베풀라고 가르쳐야 한다.

 

만약 많이 가진 자가 가지지 못한 자에게 베풀면 위대한 베품이라고 박수를 받지만, 반대로 가지지 못한 자가 이미 가진 자에게 배풀면 거짓 베품이라고 비난을 받을 것이다.

 

사람마다 상대성이 있어 누구나 가진 자도 가지지 못한 자도 될 수 있지만, 그래도 보편적인 사회 기준에 따라 적용되어야 한다.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보상을 생각하면서 갚을 수 있는 자에게 베풀기를 좋아했고, 갚을 수 없는 자에게 베풀어 놓고도 보상이 없으면 배은망덕한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

 

또한 베풀 자격도 없으면서 거짓 베품을 남발하며, 베푸는 자라고 자부심까지 가지기도 했다.

 

우리 사회가 베품을 받은 자는 베푼 자에게 보상을 해야 하고, 무조건 베풀어야 좋은 사람이 된다고 그렇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땅이 아닌 하늘에서의 상급을 원한다면 갚을 수 없는 자에게 많이 베푸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앞에서 언급했듯이 베풀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게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베품을 받은 자가 성공해서 베풀 수 있는 자가 되었을 때는 베푼 자에게 다시 베품을 돌려줄 것이 아니라, 베품의 손길이 필요한 제 3자에게 베풀면 된다.

 

성경은 섬김도 유교에서 말하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잘 모시는 의미를 깨고, 반대로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섬기라고 가르친다.

 

여기서 베품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을 적용해보면, 섬김도 갚을 수 있는 자를 섬기지 않고, 갚을 수 없는 자를 섬겨야 하늘의 상급이 있고, 누군가를 섬기기 위해서는 윗사람의 위치 즉 높은 자가 되어야 하는 전제가 따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베품이나 섬김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뭔가를 주려면 그 대가로 보상을 받지 않을 자에게 주어야 하고, 뭔가를 주기 위한 자격도 갖추어야 한다는 성경의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국민을 상대로 베풀고 섬기겠다는 대선후보라면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베품과 섬김의 원리를 좌우명으로 삼고 나아가야 하늘로부터 대통령이라는 상급을 받을 것이다.

 

대가를 염두에 두고 하는 베품이나 섬김은 금방 들통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대선후보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단상]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제 개인적인 해석이니 논점거리가 있어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류on뉴스 기자 km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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