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다가오는 斷想] 무지개 산책

  • 등록 2021.11.11 07: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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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삼기 / 시인, 칼럼니스트

 

어제(111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광주를 찾아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논란에 대해 사과를 하자, 때마침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떠올랐다.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자들은 "상서러운 일이 생길 징조다"며 좋아했고, 항의하기 위해 모인 인파는 "오죽하면 하늘도"라며 비하하는 등 각각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았다.

 

그제(119) 전남 구례의 한 마을에도 쌍무지개가 떠올랐고, 주민들은 "구례에 상서로운 일이 생길 예감이 든다."며 좋아했다고 한다.

 

무지개는 비가 내리거나 비 갠 뒤 한쪽 하늘에 떠 있는 빗방울에 의해 생기며, 빗방울 반대쪽에서 오는 햇빛이 굴절, 분광, 반사되어 안쪽이 보라색, 바깥쪽이 빨간색으로 배열된 햇빛 스펙트럼이다.

 

쌍무지개는 무지개 바깥쪽에 또 다른 무지개가 있는 것으로, 빗방울 안에서 빛의 반사가 두 번 일어날 때 만들어지며, 바깥쪽 무지개 색 배열은 안쪽이 빨간색, 바깥쪽이 보라색이다.

 

그리고 안개나 반지름이 30μm(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물방울의 경우 무지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안개무지개(fogbow)라고 하고, 태양 빛이 아니라 달 빛으로도 무지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를 달무지개(moonbow)라고 한다.

 

무지개건 쌍무지개건 안개무지개건 달무지개건 물과 빛과 공기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기상현상으로 무지개는 하늘에서 펼쳐지는 가장 아름다운 예술이 아닐 수 없다.

 

무지개가 여러 색으로 되어 있는 것을 실험적으로 밝혀낸 사람은 뉴턴인데, 그는 빛의 스펙트럼을 프리즘으로 분리하면서 빨주노초파남보 일곱색으로 나타냈다.

 

실제로 빛을 분리하면, 100가지 이상의 색이 나오지만, 사람이 구별할 수 없어, 뉴턴은 성경에서 완전 수인 7을 분류 기준으로 삼았던 것 같다.

 

어제 광주와 그제 구례에 떠올랐던 무지개를 생각하면서, 무지개가 우리 인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아봤다.

 

먼저 고대 그리스에서는 하늘에 나타나는 모든 자연현상을 신이 활동하는 표로 인식했고, 특히 올림포스 산에서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해주는 무지개 여신 이리스의 중요한 임무가 소식을 전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북유럽에서도 무지개는 신이 사는 하늘과 사람이 사는 땅 사이의 사다리로, 무지개는 신과 사람과의 소통의 통로로 여겨왔다.

 

특히 기독교에서는 노아의 홍수 때 처음 나오는 무지개를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해석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무지개를 보면 40년간은 좋은 일만 생긴다는 속담이 있고, 미국에서는 무지개가 끝나는 땅에 보물이, 프랑스에서는 커다란 진주가, 그리스에선 황금 열쇠가, 아일랜드에선 금시계가 묻혀 있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대기오염 때문에 무지개가 사라지고 있다니, 이러다가는 우리 후손들이 무지개를 볼 수 없는 세상에서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윤석열 대선후보가 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40여 년 전 5월의 광주 시민이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사과문을 발표했고,


사과문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5·18 정신이 개헌 때 반드시 헌법 전문에 올라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오늘 이 사과로 끝나는 게 아니고, 이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겠다.”며 자신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우연의 일치로 어제 광주에 무지개가 떠올랐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무지개가 윤석열 대선후보가 찾은 광주를 대한민국의 소통의 장으로 만들었고, 사랑과 용서의 장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지않아 선거의 승패에 상관없이 광주는 윤석열 대선후보를 용서하고, 윤석열 대선후보는 광주를 사랑하고, 그래서 광주가 우리나라 정치의 소통의 장이 되면 좋겠다.

 

특히 윤석열 후보가 어제 광주에 떠올랐던 무지개를 마음에 새기고, 광주가 표가 있는 곳이 아니라, 광주가 사랑과 용서가 있는 소통의 장이라고 믿고 대선 행보에 임하기를 바란다.

 

[단상]

무지개의 추억을 떠올려보는 하루가 되시기 바랍니다.

오늘 단상을 정치적인 의미로 보지 말고, 무지개가 정치권에 주는 의미로만 이해해주면 고맙겠습니다.

   

 

물류on뉴스 기자 kmpres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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